Damn, Your Eyes...
2025. 1. 8 - 19
“젠장, 그대의 눈…”
초록 카펫을 밟고 비즈로 된 커튼을 걷어 전시장에 들어간다. 오글거리고 민망하고 남사스럽지만 쿨한 척 문장을 내세우는 우로의 전시는 ‘사랑’을 주제로 한다. 하지만, 이 전시장에서 작품은 사랑에 다가가지 못한 채 도망친다.
문장의 호흡을 상상하며 작품 제목을 읽으면 더 어처구니없다. “바닥의 스크래치…(호흡/숨내쉬기) 우리만의 트랙이야… (살짝 들뜬 마음+여운 있게 문장 뱉기)“ . 영문 제목은 번역을 상상하면 더 확실해진다. 자신의 옛 모습이 떠올라서, 웃긴 밈*이 떠올라서, 내가 진지한 사람이라서, 타인에게 무관심해서, 그릇이 넓어보이고 싶은 작은 사람이어서 등 민망함과 민망하지 않음을 느끼는 순간. 각자의 다양한 사연이 이 공간에 함께하게 된다.
<Everydday Magic.>은 관람객이 손으로 쓸어 천 색깔을 마법같이 바꿀 수 있고 동시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CCTV에 촬영되는 자신을 볼 수 있다. 하지만 <Between the lines, it's us.>는 '절대' 만지면 안 된다. 나무인 척하는 팔을 지탱한 다리의 ‘선’들이 아슬아슬하다. 작품의 생김새는 철없거나 유치하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하고 더 나아가 비아냥거리게도 만든다. 진심으로 다가가지 못한 채 껍데기를 핥는 듯한 메시지와 설치는 우로가 사회에서 은은하게 느꼈던 것이다. 우로는 무엇이 불편한지 '잘 모르겠지만 불편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보여준다.
우로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생각을 감정적으로 드러낼 때 붙는 ‘중2병, 싸이월드 감성, 오글거린다.’ 라는 표현에 주목했다. 이러한 ‘싸이월드 감성’은 한 때 사회의 주류적 표현 방식으로 사용되었고, 당시에는 진솔한 표현이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현시대에서는 과거의 밈이라는 표면적 형태로 전해지지만, 이 전시를 과거 회상으로 여기진 않았으면 좋겠다.
우로가 보기에 더 정성과 애정은 사랑하는 사람이 “나 이런 거 못 만드는데...”라며 순순히 그리고 열심히 만든 어설픔과 같다. 별거 아닌 것에 집중하는 모습, 싫어도 굳이 해내는 모습, 손재주가 없어 민망해하는 모습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이 진정한 진심에 가깝지 않을까? 보여주기식 완벽함이 아닌 어설픔과 사소함에서 발견하는 진심에 주목한다.
우로는 두 명의 작가(노지영, 무어민주)로 이루어져 있지만 2인전은 아니다. 우로의 꼬리이자 머리 노지영과 우로의 머리이자 꼬리 무어민주는 작업의 모든 과정을 일일이 논의하고 결정한다. 이는 우로의 작업 방식이자 결코 어길 수 없는 약속, 서로가 꼬리와 머리로 작동하는 방법이다. 우로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결국 불편함의 근원을 찾지 못한 채 계속해서 무언가를 찾고 있는 망가진 수맥봉으로 본인을 비유한다. 둘의 대화 과정을 잠깐이나마 지켜보면, 대화를 통해 조심스럽지만 진심과 정성을 다해 다가가고자 하는 우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시장에 작가가 보인다면, 차 한 잔을 부탁하며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눠보자.
글 우로 솔몬